전문가 답변
회생을 진행 중인 회사가 가장 자주 부딪히는 막다른 길
회생계획안 단계에 들어선 회사가 가장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인가를 받으려면 부동산을 매각해서 변제재원을 만들어야 합니다."
대표님 입장에서는 이 말이 곤혹스럽습니다. 회사가 가진 부동산은 공장, 사옥, 본사 건물처럼 영업에 직접 사용되고 있는 자산이기 때문입니다. 팔아서 채권자들에게 변제하면 회사는 그 부동산을 어떻게 계속 사용할 것인가? 통상의 답은 세일앤리스백(Sale & Lease-back) — 매각 후 임차 방식으로, 부동산을 매각하면서 동시에 매수자로부터 그 부동산을 임차해 영업을 계속하는 구조입니다.
문제는 매각 후 임차해줄 인수자를 찾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점입니다. 부동산 가격은 시장가에 맞춰야 하는데 임차료 수익률도 인수자가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고, 회생회사라는 신용 리스크까지 더해지면 거래 성사가 사실상 막혀버립니다. 일반 부동산이 안 팔리는 것과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이 상황에서 대표님들이 자연스럽게 떠올리시는 질문이 있습니다. "부동산 매각 말고 다른 방법은 정말 없나요?"
답을 먼저 솔직히 말씀드리면, 영업현금흐름만으로 변제재원을 마련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습니다. 회생을 진행 중인 회사의 영업이익은 운영비를 충당하는 수준이지, 회생채권을 변제할 만한 규모의 재원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회생 인가를 위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외부 자금이 들어오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 외부 자금이 반드시 "부동산을 산 사람"에게서 와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부동산을 그대로 보유한 채로도 외부 자금을 유치할 수 있는 길들이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 길들을 정리해드립니다.
왜 변제재원이 필요한가 — 그리고 왜 영업현금흐름만으로는 안 되는가
먼저 짚어두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법원과 채권자가 "부동산을 팔아라"라고 하는 이유는 형식적인 요구가 아닙니다. 회생계획안이 인가되려면 채권자들에게 변제할 재원이 어디서 나올 것인지를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회생계획안은 결국 두 가지 질문에 답해야 합니다.
첫째, 채권자들이 청산보다 회생에서 더 많이 받을 수 있는가? (청산가치 보장) 둘째, 약속한 변제율을 실제로 채울 수 있는가? (수행 가능성)
이 두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변제재원의 출처가 명확해야 합니다. 그런데 회생 신청에 이른 회사는 이미 영업이 위축된 상태인 경우가 많습니다. 영업현금흐름이 한 해 운영비를 간신히 충당하는 수준이라면, 그 위에서 회생채권을 변제할 추가 재원을 만들어내기 어렵습니다.
회생채권이 수십억에서 수백억에 이르는 사건에서 청산가치만큼은 보장해야 하는데, 회사의 연간 영업이익이 그 청산가치의 작은 비율에 불과한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결국 외부에서 일시 자금이 들어오는 구조가 회생계획의 핵심이 됩니다.
이 일시 자금이 들어오는 길은 크게 다음 두 갈래로 나뉩니다.
길 A — 자산 매각 또는 회사 매각으로 일시 자금을 들이는 구조
- 부동산 매각 (매각 후 임차 또는 일반 매각)
- 비핵심 자산 부분 매각
- 회생 M&A (회사 영업 전체 매각)
길 B — 자산을 보유한 채 자금을 들이는 구조
- 구조혁신펀드 PDF 운용사 자금 유치
- 캠코 자산매입프로그램 활용
- 사적 투자자(전략적 투자자, 재무적 투자자) 유치
- DIP 파이낸싱
길 A는 누구나 떠올리는 길이지만, 매각 후 임차할 인수자가 안 나타나는 회사 입장에서는 막혀 있는 길입니다. 그래서 길 B를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부동산을 보유한 채 자금을 들이는 길 (길 B) — 핵심 대안들
매각 후 임차할 인수자를 찾을 수 없다면, 부동산을 보유한 채 자금을 들이는 구조를 적극 검토하셔야 합니다. 회생회사 대상의 자금 유치 채널이 실제로 존재합니다.
대안 1 — 구조혁신펀드 PDF 운용사 자금 유치
가장 먼저 검토해야 할 길입니다. 구조혁신펀드는 회생회사에 자금을 투입해 회생을 지원하는 정책 펀드이고, 사모투자전문회사(PEF)·신기술사업금융회사 등 여러 운용사가 PDF(Private Debt Fund) 형태로 운영합니다.
이 펀드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회생회사를 대상으로 합니다. 일반 금융기관은 회생 진행 중인 회사에 자금을 빌려주기 꺼리지만, 구조혁신펀드는 회생회사를 명시적인 투자 대상으로 삼습니다. 회생 중이라는 사실 자체가 자금 유치의 장애가 되지 않습니다.
부동산을 매각하지 않아도 됩니다. 운용사는 회사의 부동산을 사는 것이 아니라, 회사에 자금을 빌려주거나 우선주·전환사채 등의 형태로 투자합니다. 회사는 부동산을 그대로 영업에 사용하면서 자금만 들이는 구조가 가능합니다.
회생계획에 반영해 변제재원으로 활용합니다. 운용사가 투입한 자금은 회생계획상 변제재원으로 반영되어 채권자 변제에 사용됩니다. 부동산을 팔아서 변제재원을 만드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내면서, 부동산은 보존하는 구조입니다.
운용사 입장에서 회생회사에 투자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회생 인가 후 정상화되는 회사에 미리 투자해 향후 수익을 얻겠다는 판단입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회생 인가를 받기 위한 변제재원이 마련되고, 운용사 입장에서는 인가 후 회사 정상화로 수익을 기대하는 — 상호 이익이 일치하는 구조입니다.
대안 2 —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 자산매입프로그램
캠코는 회생회사가 보유한 부동산을 일정 가격에 매입한 뒤 회사에 다시 임대해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형식상으로는 부동산 매각이지만, 민간 매수자가 아니라 정책 기관이 매수자가 되는 구조라 매각 후 임차할 민간 인수자를 못 찾는 회사에 결정적인 길이 됩니다.
캠코 자산매입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임차 보장이 함께 이루어집니다. 캠코가 부동산을 매입한 뒤 일정 기간 회사에 임대해주는 약정이 함께 체결됩니다. 회사는 부동산 매각 후에도 영업을 그대로 계속할 수 있습니다.
우선매수권이 부여될 수 있습니다. 회사가 회생을 종결하고 정상화되면, 매각했던 부동산을 다시 매입할 수 있는 우선매수권이 부여되는 구조가 일반적입니다. 회사는 회생 후 부동산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습니다.
민간 매수자보다 가격·임차 조건의 협의가 가능합니다. 캠코는 정책 기관이라 회생회사의 영업 지속이라는 공익적 목적을 고려해 매입가와 임차료를 결정합니다. 순수 시장가 기준으로 거래하는 민간 인수자보다 회사 입장의 운영 부담이 낮은 조건이 가능합니다.
캠코 프로그램의 활용 가능성과 구체적 조건은 사건마다 다르고, 캠코 측의 심사를 거쳐야 합니다. 그러나 매각 후 임차의 민간 인수자를 찾기 어려운 회사에게는 가장 먼저 두드려봐야 할 문입니다.
대안 3 — 사적 투자자(전략적·재무적 투자자) 유치
구조혁신펀드나 캠코 같은 정책 채널 외에, 일반 사적 투자자를 통한 자금 유치도 가능합니다. 사적 투자자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전략적 투자자(Strategic Investor) — 회사 사업과 연관된 시너지를 추구하는 투자자. 동종 업계의 다른 회사, 회사 사업의 후방·전방 파트너, 회사 영업을 인수해 자기 사업과 통합하려는 투자자 등이 해당합니다. 회사 영업의 성장성과 자기 사업과의 시너지에 가치를 두기 때문에, 단순한 자산 가치보다 큰 금액을 투자할 수 있습니다.
재무적 투자자(Financial Investor) — 수익률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투자자. 사모펀드, 자산운용사, 기업 구조조정에 특화된 투자기관 등이 해당합니다. 회생 인가 후 회사의 정상화와 가치 회복을 기대하고 자금을 투입합니다.
사적 투자자 유치의 형태도 다양합니다.
- 신주 발행을 통한 출자
-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 우선주 발행
- 회사가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한 후순위 대출
- 회사 영업의 일부 지분 매각
회사가 보유한 부동산을 그대로 영업에 사용하면서, 자본 구조에 외부 자금이 들어오는 다양한 구조가 가능합니다.
대안 4 — DIP 파이낸싱
DIP(Debtor-In-Possession) 파이낸싱은 회생절차 중인 회사에 신규 자금을 빌려주는 금융 구조입니다. 이 채권은 공익채권으로 우선 변제되는 보호를 받기 때문에, 일반 금융기관도 회생회사에 자금을 제공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습니다.
DIP 파이낸싱이 회생계획 변제재원으로 직접 사용되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회생 진행 중 운영자금 확보, 영업 정상화 자금 투입, 변제재원 확보를 위한 시간 벌기 등에 활용됩니다. 다른 대안과 결합해 회생계획 전체 구조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매각이 불가피한 경우의 길 (길 A) — 그래도 검토해야 할 대안들
길 B의 모든 대안을 검토했음에도 외부 자금 유치가 어려운 경우라면, 길 A를 다시 검토하셔야 합니다. 길 A 안에서도 단순한 부동산 매각 외에 다음 대안들이 있습니다.
대안 5 — 비핵심 자산 부분 매각
회사 보유 부동산 중 영업에 꼭 필요한 자산은 보존하고, 비핵심 자산만 선별해서 매각하는 방식입니다.
회사가 보유한 부동산 중에는 영업 핵심 자산뿐 아니라 다음과 같은 비핵심 자산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 임대 수익만 발생시키는 임대용 부동산
- 영업과 관련 없이 보유 중인 투자 부동산
- 영업에 사용하지만 다른 입지로 이전 가능한 부지
- 유휴 토지
- 사용하지 않는 창고, 기숙사
- 가동률이 낮은 별도 공장
이런 비핵심 자산은 일반 부동산 시장에서 정상적으로 매각할 수 있어, 매각 후 임차의 복잡한 구조 없이 거래가 성사됩니다. 부분 매각으로 마련한 변제재원에 부족분은 길 B의 외부 자금으로 채우는 조합이 가능합니다.
대안 6 — 회생 M&A를 통한 회사 전체 매각
부동산만 매각하려고 하면 매수자가 없는데, 회사 영업 전체를 매각 단위로 잡으면 인수자가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부동산만 사려는 사람보다, 부동산을 포함한 영업 전체를 인수해 운영하려는 인수자가 더 큰 시장이기 때문입니다.
회생 M&A는 다음과 같은 형태로 진행됩니다.
스토킹호스(Stalking Horse) 방식 — 회생 진행 중에 우선 인수예정자를 확보한 뒤 공개 경쟁입찰을 거쳐 최종 인수자를 결정하는 방식.
인가 전 M&A — 회생계획 인가 전에 회사 또는 영업을 매각해 그 대금을 회생계획상 변제재원으로 반영하는 방식.
인가 후 M&A — 회생계획에 M&A 추진 일정을 명시해 인가받은 후, 인가받은 일정에 따라 매각을 진행하는 방식.
다만 M&A는 대표이사가 회생 후 경영을 떠나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회사를 계속 경영하고자 하는 대표님이라면 M&A보다는 길 B의 자금 유치 대안을 먼저 검토하시는 것이 맞습니다. M&A만이 답은 아닙니다.
변제재원 구조의 보조 도구들
위의 자금 유치 대안들에 더해, 회생계획안 자체의 구조를 조정하는 보조 도구들이 있습니다.
출자전환
회생채권의 일부를 변제하지 않고, 채권자가 회사 주식을 받아 주주가 되는 방식입니다. 특히 금융기관 채권자 비중이 높은 사건에서 변제재원 부담을 줄이는 역할을 합니다. 출자전환만으로 모든 변제재원을 대체할 수는 없지만, 외부 자금 유치와 결합해 전체 변제재원의 일부를 출자전환으로 해결하면 자금 부담이 크게 줄어듭니다.
변제율과 변제기간의 조정
청산가치 보장이라는 최소선만 충족하면, 회생채권의 변제율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낮추고 변제기간을 길게 잡아 변제재원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다만 변제율이 지나치게 낮으면 채권자 동의를 얻지 못해 회생계획안이 부결될 수 있어, 채권자 구성에 따른 동의 가능성과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매각 후 임차가 어려운 회사가 검토해야 할 현실적 조합
매각 후 임차해줄 민간 인수자를 찾기 어려운 회사가 실제로 검토할 수 있는 조합은 다음과 같습니다.
조합 A — 구조혁신펀드 + 비핵심 자산 부분 매각
핵심 부동산은 그대로 보유하고, 비핵심 자산은 일반 매각하고, 부족한 변제재원은 구조혁신펀드 운용사 자금으로 채우는 구조. 영업이 살아 있고 정책 펀드의 투자 매력이 있는 회사에 적합합니다.
조합 B — 캠코 자산매입 + 출자전환
핵심 부동산은 캠코에 매각하고 임차해 영업을 유지하고, 부족분은 금융기관 회생채권의 출자전환으로 해결하는 구조. 민간 인수자가 없는 회사에 가장 현실적인 길입니다.
조합 C — 사적 투자자 유치 + 변제율 조정
회사 사업의 성장성에 매력을 느끼는 사적 투자자로부터 신규 자금을 유치하고, 채권자 동의를 얻어 변제율을 합리적 수준으로 조정하는 구조. 회사 영업의 성장 스토리가 명확한 회사에 적합합니다.
조합 D — 길 A + 길 B 혼합
비핵심 자산 일부는 매각하고, 핵심 자산은 보유하면서, 외부 자금(구조혁신펀드 또는 사적 투자자)을 일부 들이고, 출자전환과 변제율 조정으로 마무리하는 종합 구조. 어느 한 가지 방법으로 변제재원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는 사건에 적용되는 가장 일반적인 조합입니다.
한 가지만 기억해 주세요
회생 인가의 변제재원은 부동산 매각만의 문제가 아니라, 외부 자금이 어떤 경로로 회사에 들어오느냐의 문제입니다.
영업현금흐름만으로 변제재원을 마련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외부 자금이 들어오는 경로가 반드시 "부동산을 산 사람"일 필요는 없습니다. 구조혁신펀드 PDF 운용사, 캠코, 사적 투자자 같은 채널을 통해 부동산을 보유한 채 자금을 들이는 길이 있고, 그 자금이 회생계획상 변제재원이 됩니다.
매각 후 임차할 민간 인수자가 안 나타난다고 회생 자체를 포기하지 마시고, 회사가 두드릴 수 있는 자금 유치 채널이 어디인지 먼저 확인해보셔야 합니다.
변제재원의 길은 회사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 함께 찾아드립니다
회생계획안의 변제재원 설계는 회사 영업 상태와 자산 구성, 채권자 구성, 그리고 회사가 두드릴 수 있는 자금 유치 채널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구조혁신펀드 PDF 운용사의 투자 적합성 진단, 캠코 자산매입프로그램 활용 가능성 검토, 사적 투자자 유치를 위한 회사 가치 시뮬레이션, 비핵심 자산 식별과 매각 가치 산정, 출자전환과 변제율 조정의 채권자 수용성 분석 — 이 모든 작업이 함께 이루어져야 회사에 가장 유리한 변제재원 구조가 설계됩니다.
로집사 세무회계는 서동기 공인회계사와 박만용 세무사를 중심으로, 회생·파산 절차를 매일 다루는 회계·세무 전문가 팀입니다. 회사의 변제재원 부족 규모 산정, 구조혁신펀드·캠코·사적 투자자 채널별 활용 가능성 진단, 핵심·비핵심 자산 구분과 부분 매각 가치 산정, 외부 자금과 자산 매각·출자전환·변제율 조정을 결합한 종합 변제재원 시나리오 설계까지 — 부동산 매각만이 답이 아닌 회사에 맞는 다른 길이 있는지 함께 찾아드립니다.
"부동산을 매각해야 한다고 하는데, 인수자 찾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그 막막함이 시작되시는 순간이 가장 먼저 전화 주실 때입니다. 회사가 두드릴 수 있는 자금 유치 채널이 어디인지, 회사 상황에 맞는 변제재원 구조가 무엇인지 함께 설계해드립니다.